삶과 여행, 맛집

금병산 둘레길 (실레 이야기길)

maverick8000 2024. 9. 19. 17:33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5일간의 연휴였는데.. 제게는 무척 긴 휴가같은 날들이었습니다..

15일과 18일은 금병산 둘레길 (실레이야기길)을 갔더랬습니다..

매주 다니던 익숙한 길이었지만 지난 3달반 동안은 단지 내 공사도 있었고,

날씨도 덥고 아울러 비도 많이 내려 게으름을 피웠지요.

모처럼 간 둘레길은 화창한 날씨처럼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  ㅎㅎㅎ 땡큐

 

저는 둘레길 갈 때 시작을 항상 금병초교 방향에서 시작합니다..

가다보니 어느 집 앞에 설악초가 활짝 피었군요..

 

느즈막이 메리골드(금송화 또는 금잔화)도 많이 피었고 씨앗도 맺혀 있습니다..

 

ㅎㅎㅎ 이 귀여운 금계국은 뒤늦게 피어 났습니다.. 요즘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여기저기 코스모스도 만개했습니다..

 

덕분에 꿀벌들도 일용할 양식을 채취하느라 바쁘군요..

 

둘레길을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 책 방은 뭐하는 곳일까????

진짜 책을 사고 파는 곳인가? 그냥 책방을 빙자한 찻집인가?

 

주변 들녘엔 참깨밭도 탐스럽고요...

 

하우스 대추도 굵직하게 크고 있네요.. (이 동네엔 왕대추나무 하우스가 많아요)

 

산 길로 들어서기 전 조그만 밭의 울타리를 겸한 촉도리꽃이 앙증 맞게 피었어요..

제가 꽃을 잘 아는게 아니라 주인장이 이렇게 써 놓았네요.. ㅎㅎㅎㅎ

 

금병산 실레 이야기길은 참 볼 것 없는 밋밋한 숲 길입니다..

평범한 나무와 돌, 풀들 그리고 조그만 계곡 물.. 거기에 더해지는

풀내음과 각종 곤충들의 노랫소리.. 그게 전부입니다.

그래도 매 번 찾는 이유는 숲 속 길이어서 인적이 드물고, 공기가 맑습니다.

아울러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지루함 없이 운동을

겸할 수 있어서 입니다.. (도심의 산책로와는 비교할 수가 없지요..)

 

비록 5km 밖에 안되는 짧은 구간이지만 그래도 저같은 저질 체력은 충분히

땀을 흘리면서 운동이 되는 그런 코스입니다.

사실 저는 꾸역꾸역 높은 산을 오르는 것 보다는 이런 고즈넉한 길을 사색을 하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것을 더 좋아 합니다..

이 정도면 하이킹이지요 뭐.. 트래킹이라고 하려면 등산하는 정도는 되어야 겠지요?

 

암튼 오랫만에 온 이 코스도 모처럼 오르다보니 숨이 가빠 옵니다..

날이 습해서인지 땀도 엄청 흘렸구요..

에효~~~ 이젠 늙었나봐.. 어떤 사람은 여기 뛰어서 다닌다던데... ㅠㅠ

 

근데, 올 해는 이상하게 나무가 많이 쓰러졌어요..

지난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그랬는지.. (인제 자작나무도 눈 피해가 크더라구요..)

 

쓰러진 나무를 보다보니까 일전에 올린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라는 드라마가 떠올랐어요..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작가는 매 회 드라마의 시작을 위의 명제로 독백으로 처리하면서 시작합니다.

드라마 작가는 왜 그렇게 집요하게(?)  "쿵"하는 소리에 집착하고 시청자에게 물음을 강요했을까요..

제가 아는 현인(賢人) 친구는 '아무도 없었기에 소리는 나지 않았다'고 간단명료하게 답해 주었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작가는 답을 알고 있는듯해요..

소리가 안났으면 매 회 마다 작가가 묻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사실 명절 먹거리를 준비하면서 라면 15봉지를 사면서 제 마음 속에서 쿵하는 소리가 나긴했어요..

ㅎㅎㅎㅎ 이게 뭔 말을 하는건지... (서둘러 패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산 길을 벗어나 민가로 나왔습니다..

하우스 곁에는 방목하는 닭들이 한가롭게 서성이고 있네요..

 

하우스 안에는 방울 토마토도 많이 열렸군요.. 꿀꺽.. 토마토 좋아하는데 비싸서 못먹음.. ㅠㅠ

 

조금 더 나오니 들녘엔 벼가 다 패이고 수확이 다가왔음을 알립니다..

 

배추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조금 늦은 배추도 후속작으로 심겨졌군요..

고추도 탐스럽고..

대파도 실합니다..

 

김유정문학관 조금 못미쳐 내려오면.. 조그만 별장이 있는데..

이 집은 마당을 참 예쁘게 꾸며 놓았어요..

지나가다 보면 주인장이 매번 화초와 주변을 손질하더라구요..

 

그 밑의 농가에는 빨간색 호박이 주렁주렁 이쁘게도 달렸네요..

 

이 집 농부님은 못쓰는 세탁기의 세탁조를 활용해서 멋진 화덕을 만들었군요..

손재주도 좋으셔라.. 저같은 이 똥손은 절대 저런거 엄두도 못내거든요..

 

문학관 공연장의 기둥엔 이끼와 담쟁이넝쿨이 멋스럽게 조화를 이룹니다..

 

이런 길은 참 정갈한 느낌을 주지요? 집에 마당이 있으면 이렇게 한번 해보고 싶긴 합니다..

 

문학관 한켠엔 억새 밭이 가꾸어져 있어서 이채롭습니다..

 

문학관 옆 카페 마당엔 여러가지 꽃과 나무를 잘 가꾸셨네요..

오렛만에 보는 두메 바늘꽃.. (방가방가 ^^)

 

배롱나무 꽃도 오랫만이야~~~ ^^

 

마가목 열매는 처음 보는 거 같아요..

 

논두렁의 코스모스도 이쁘고..

 

시골집 한 구석의 부추꽃도 귀엽습니다..

 

목공하는 가게 앞에는 샘플(?)로 심은 벼가 고개를 숙였습니다..

 

올 해는 대추가 늦게 익네요.. 

 

제가 참 좋아하는 능소화가 이쁘게 자태를 뽐내고 있군요..

능소화는 원래 임금님이 장원급제한 사람의 모자에 달아주는 꽃이어서 '어사화'라 불렀다지요.

그래서 옛날엔 평민은 이 꽃을 못심었다고 하네요.. (이런 된장..)

꽃이 질 때 꽃잎 하나하나 떨어지지 않고 동백꽃처럼 꽃 전체가 뚝 떨어져서 맘에 듭니다.

 

오늘은 둘레길과 주변 시골 마을 풍경을 담아 보있습니다.

(사진 크기 조절하다 실패해서 화질이 형편없네요.. 죄송합니다.. ㅠㅠ)

 

금병산 둘레길..

정말 평범한 산 길이지만, 길이도 적당하고 운동삼아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매번 이 곳을 갈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관찰하면서 색다른 기쁨을 가져 봅니다..

시간되시면 한번씩 걸어 보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