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증편향
그는 서울 한 귀퉁이 원룸에 산다. 아침 7시 30분. 집을 나와 출근하며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지하철 객실에 빈 좌석이 보인다. 구석에 앉아 유튜브 방송을 본다.
오후 6시. 나인 투 식스(9 to 6) 일과가 끝나 집으로 향한다. 귀에 다시 이어폰을 꽂는다.
핸드폰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한다. 문이 “쿵~”하고 닫힌다. 또다시 그는 혼자다.
우리는 확증편향의 세상에 산다. 누구나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 편식한다.
이질적인 정보는 무시한다. 나홀로 공간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내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수용해 원래 생각이나 신념을 확장시키고 굳혀간다.
해럴드 애덤스 이니스는 1951년 ‘커뮤니케이션 편향’이라는 책을 내놨다.
편향은 선호 혹은 경향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평가한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형성된 습관에 의해 행동하며 관련된 생각이나 실천은 스스로 발전되고
재생산된다. 편향은 사실에 대한 왜곡이라는 부정적이고 단순한 의미, 그 이상이다.
편향은 사람이 수많은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주제는 역사와 문명으로 확장한다.
역사에 대한 커뮤니케이션학 관점은 ‘미네르바의 올빼미’에서 읽을 수 있다.
‘서구문명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지대한 영향을 받아 왔으며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특징적 변화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또한 ‘산업주의와 문화적 가치’를 다루면서 이렇게 말한다.
‘모든 문명은 그들의 문명을 몰락시킬 수 있는 자신들의 고유한 방식을 갖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주류 언론들이 결과와 동떨어진 전망을 내놨다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충격은 민주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가 빗나가는 원인 중 하나로
연구자들은 응답자 구성이 정치지형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다.
원하는 정보에만 지나치게 주목하는 현상이 오판을 부른 셈이다.
지금쯤 박식한 바보들은 확증편향의 중독에서 깨어났을까?
출처 : 강원도민일보 [남궁창성 미디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