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과 사랑

오 분 후에 / 박인숙

maverick8000 2025. 4. 29. 08:43

 

 

 

오 분 후에  /  박인숙

 

오 분 후에

윗입술이 기쁨이고

아랫입술이 슬픔인 사람이 나타나리라.

오 분 후에

토요일에 아름다워지는 젊은 여인들과 어떤 식으로든지

사랑과 서정에 취하고 싶은 남자들이 올 것이다.

오 분 후엔

눈동자의 기쁨인 혼인과 권태와 절망, 쓸쓸한 미움이

코의 냄새와 함께 오리라.

오 분의 무게로 욕망이 오고

오 분의 치욕과 사랑으로

새벽의 끈에 묶인 어둠이 끌려오리라.

오 분이 지난 뒤에야 알 수 있으리.

참으로 많은 것이 다녀갔어도

인생이란 실제로

아무것도 이루어놓게 하질 않는다는 것을.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