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넷플릭스가 없었더라면

maverick8000 2023. 3. 13. 10:02
 
 
요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상물 ‘더 글로리’와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를 보지 않으면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온통 화제다.
돈과 지위를 가진 일각의 기득권층은 흉기를 든 폭력배보다 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사과하지 않고 처벌도 받지 않는다. 공적인 법 제도가 제때 제대로 단죄하지 않은 결과 오히려
선량한 사람이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 채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야 하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공감과 분노가 들끓고 있다.


두 영상물은 각기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로 성격이 다르지만, 불평등한 한국사회의 민낯을
고발한 점에서 2021년 흥행한 ‘오징어게임’과 맥이 닿는 지점이 있다.
앞서 성공한 ‘오징어게임’이 극한의 생존경쟁에 내몰려 위아래 서열 속에서 분투해야 하는 현실을
게임 요소로 영리하게 풀어냈다면 이번은 더 직접적이고 사실적이다.
그런데 영상물을 제작한 김은숙 작가, 조성현 프로듀서 그리고 JMS를 수십년 추적해온
김도형 교수는 더 악질적인 범죄 사례가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반도체대국 내지 문화강국으로 알려져 있고 민주주의를 쟁취한 것으로 소개되는 것과 달리
사회풍토는 인간 존엄성을 우선하는 각종 제도와 문화가 온전히 정착되지 않아 실상 후진사회와
다름없는 측면이 있다.
성범죄자,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징벌이 턱없이 가볍고 인권을 유린하는 갖가지 학대에 대한
사법적인 관심과 의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됐다.
김도형 교수는 종교를 빙자한 성범죄 사실이 처음 고발된 1983년과 2023년에 이르는 40년의
시간이 있었으나 오히려 범죄를 키우고 방관 방조하는 구조로 강화됐다면서 최우선 과제로
사법기관의 강제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두 화제작은 기존의 ‘오징어게임’의 성공과는 다른 점에서 주목되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온 국민이 공감하는 사회부조리 고발 영상콘텐츠가 국내 지상파 방송이나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투자해 제작한 것이 아니라 해외기업인 넷플릭스에 의해 기획제작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언론과 매체 구조에 대한 한계 내지 불신을 보여주는 한 현상으로 읽힌다.
‘넷플릭스가 없었더라면’하는 한탄이 일상화되는 사회가 될까 두렵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