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詩와 글과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 이지현 (0) | 2025.04.21 |
---|---|
선운사 동구 (禪雲寺 洞口) / 서정주 (1) | 2025.04.18 |
나는 늙은 여자가 좋다 / 강은진 (0) | 2025.04.14 |
늙은 여자 / 최정례 (1) | 2025.04.14 |
내성의 꽃 / 이동욱 (0) | 2025.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