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473 둔대_모스트 석문 지난 일요일은 예배 후 느닷없이(?) 횡성군 둔내면으로 향합니다.경향신문 칼럼 중에 '김경'이라는 오벨아트 작가분이 소개한 글이 생각나서지요.'모스트 석문'이라는 커다란 규모의 카페가 있는데, 사실상 카페라기 보다는 미술관에 가깝다는그 분의 평이 흥미로워서 가보고싶었습니다. 50이 넘는 나이에 3,000평이 넘는 땅을 사들여서, 이 시골땅을 직접 일궈냈다는 곳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어요.더우기 여자분이 이렇게..... 입구에 바라 본 건물의 첫 이미지는 현대적이고 단아함.. 뭐 그 정도였어요..늦가을 하늘에 산더미처럼 몰려 온 구름 아래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런 날 미술관이라.. 흠~ 왠지 센티멘털해 보이지 않나요.. ^^ 저 멀리 산중턱에 있는 주택에선 화목난로에 불을 지폈을까요? 솔방울 태우는 .. 2026. 11. 2. 화천 비수구미마을 2025. 8. 16. 토요일..아는 산악회에서 화천 비수구미 마을을 다녀 왔다고 해서, 사진을 보니 계곡이 아주 멋진곳인 것 같았습니다.. 흠~ 비수구미 마을에 대한 호기심도 생기고 해서 가보기로 결심~!!!비수구미 마을은 평화의 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아주 편한 방법이 있고,해산령에서 걸어 내려가는 방법이 있는데.. 산악회 총무님이 평화의 댐은 공사중이라 도로가통제중이라고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화천에 있는 해산으로 덕팔이를 재촉하여 갑니다.. 이 지역은 육군 칠성부대의 주요 작전지역이지요.좌측의 주파령이 메인 축선이고, 우측의 풍산리 축선이 다른 방어 축선입니다..흠~ 옛날 군 생활 시절이 생각나는군요..요즘은 군 편제가 개편되어 이젠 방어작전 개념도 다 바뀌었겠지요... 2026. 11. 2. 참 불편한 "안녕하십니까" 하루에도 족히 1,000명 이상은 드나들 것으로 보이는 회사 인근 한 대형 빌딩.출근시간이면 지하철역과 연결된 빌딩 입구에서 보안직원이 빌딩을 찾는 한 명 한 명을 향해고개를 숙이며 큰 목소리로 인사한다. "안녕하십니까!"목례 정도면 모를까 목이 남아날까 싶을 정도다.입주사 직원도 아닌 나로서는 상가 이용을 위해 그 빌딩을 드나들 때마다 몸 둘 바를 모르겠다. □ 몇 개월 전 한 중학생이 아파트 경비원의 인사에 대해 쓴 글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이 학생은 "얼마 전부터 경비원들이 아파트 통로 앞에 서서 주민들에게 90도로 인사하기 시작했다"며"나보다 훨씬 연세가 많은 분들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불편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적었다.이 학생은 이리저리 찾아본 결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2026. 10. 30. 어느 시골마을 미술관 카페에서 결국 엄마는 그 어느 때보다 여행하기 가벼운 몸이 됐다.시골에 마련한 우리 가족의 영토 안에서 본인이 원하는 방식대로 존재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놓아드린 날.그날을 기념하기 위한 나만의 방식으로 둔내 석문리로 갔다. “돌이 많아요. 돌이 너무 많아서 석문리인데 어릴 때 저 아래 선암소 계곡에 소풍 갔던 기억이 있어요.” 바로 그 땅을 사들여 20년 넘게 모든 걸 쏟아부어 미술관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겸 갤러리 카페를 완성한라우식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처음엔 진짜 감자 심고 소 키우는 농촌마을 한복판이라는 위치에 놀라고, 그다음은 3000평이라는엄청난 규모와 건축적 우아함에 놀랐으며, 세 번째는 그 땀에 놀랐다.서울에서 횡성한우 고깃집 하며 돈을 번 여사장이 편안하게 살 수 있.. 2026. 10. 30. 황유원의 어쩌다 마주친 문장 이제 마음은 설레며 떠돌기를 갈망하고,이제 들뜬 두 발은 열망으로 활기차다.ㅡ로마 시인 카툴루스의 ‘카르미나’ 46번 중에서 언제나처럼 KBS 클래식 FM을 틀어 놓고 있었는데 ‘마이 웨이’가 흘러나왔다.살면서 모든 것에 맞섰고 당당히 버텼으며, 무엇보다도 그걸 ‘내 방식’대로 해냈다는 노래.그 노래는 내 대학 시절 연인의 노래방 18번이었다.이제 갓 성인이 된 걔는 대체 왜 그 노래를 그렇게 좋아했을까? 인생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순간 앞에 선 사람의 말을,이제 한창 젊음을 누릴 사람이 노래할 때의 이상한 괴리감.앞으로 걸어갈 길을 이미 다 걸어버린 사람처럼 부르던 그 목소리.그 노래를 듣자마자 어디선가 자기 길을 걷고 있을 그 애가 떠올랐다. 그때는 꼭 옆에 있어야 같이 걷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이.. 2026. 10. 30. 박물관으로 간 낙관주의 콩코드를 좋아한다. 세계 최초 초음속 여객기다. 아니다. ‘좋아했다’라고 써야 정확하겠다.콩코드는 2003년 비행을 멈췄다. 2000년 7월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이륙하다 추락한 뒤 퇴역당했다.타 보지도 못하고 사라졌다. 어차피 비싸서 못 탔을 것이다. 사고 때문만은 아니다. 이듬해 9·11 테러가 발생했다. 항공 수요가 감소했다. 유지비가 상승했다.음속 돌파 소음 때문에 노선도 제한됐다. 가격은 보통 여객기 일등석보다 비쌌다.21세기 항공 산업은 속도가 아니라 효율과 환경을 선택했다. 콩코드를 좋아하게 된 건 영화 덕분이다.어린 시절 TV에서는 할리우드 재난 영화 ‘에어포트’ 시리즈를 자주 방영했다.마지막 영화 ‘에어포트 79’(1979) 무대는 콩코드였다. 주연은 알랭 들롱.기술과 미남이 있는 나.. 2026. 10. 28. 시절인연 오랜만에 안부 문자를 보내려 휴대전화 연락처를 넘기다 손가락이 멈췄다.한때 늘 점심을 함께 먹던 옛 동료,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한참씩 이야기하던 옛 이웃,해마다 새해 인사를 보내던 대학 후배.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였는지 떠오르지 않았다.그때는 이 사람들과 멀어질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잘 지내는지 궁금하면서도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 화면을 껐다.그 순간 가수 이찬원이 부른 ‘시절인연’의 노랫말이 떠올랐다. “가는 인연 잡지를 말고 오는 인연 막지 마세요.” 곱씹을수록 오래 남는 노랫말이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은 본래 선가에서 모든 일은 때가 무르익어야 드러난다는 뜻으로 쓰던 말이다.요즘은 사람 사이의 일에 더 자주 쓴다. 직장을 떠나면 동료와, 이사를 하면 이웃과, 졸업을 하면선후배와 .. 2026. 10. 22. 계시 좀 주세요 나는 무교다. 모태신앙도 부태신앙도 없다. 어머니는 몇 년 전 가톨릭 신자가 되셨다.사람은 나이가 들면 뭔가 믿을 것이 필요해진다.젊은 시절 믿었던 자식이 믿음직스럽지 못한 꼴로 늙어갈 땐 더욱 그렇다. 나는 종교를 싫어하지 않는다. 인류 문명의 역사는 종교 없이는 설명조차 할 수 없다.물론 여러분은 종교를 부정할 수는 있다. 종교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던 모택동도 스스로 종교가 됐다. 종교를 인정하는 것과 신을 인정하는 건 다른 문제다.오랫동안 나의 영웅은 전투적 무신론자인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였다.신이 존재한다는 믿음은 환각이라는 ‘만들어진 신’의 저자다.과학은 신과 양립할 수 없다는 그의 믿음이야말로 나의 종교였다. 요즘은 잘 모르겠다.과학자들이 뭘 새로 발견할 때마다.. 2026. 10. 22. 빈방 / 조정인 빈방 / 조정인 누구라도 한때 엄마가 있었어요엄마라는 말 참 좋아요, 기슭을 적시며 헤적이는곡우 무렵 밤물결 같은 나는 지금 뒤늦게, 북아현동 산 7번지 언덕길, 성에 낀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서 빈방을 듣고 있어요길 쪽으로 창문이 나 있는 방엔 삼십촉 전구가 켜져 있고늦도록 재봉틀을 밟는 엄마가 있어요 자니?등 너머, 말 이전의 망설임이 돌아누운 어깨를가만가만 어루만지던 깊은 겨울밤 옆 사람 숨소리를 셀 수도 있는 그런 단칸방어깨를 돌리면 바로 품을 파고들 수 있었는데그때, 나는 무슨 일로 더욱 몸을 웅크려 이불깃에 얼굴을 파묻었을까요 소리 죽인 울음을 다 받아내던 엄마가 이윽고 다시 묻던자? 아니, 대답하고 돌아눕기만 하면 되는 거리등 뒤엔 엄마가 있었는데 나는 영영 대답하는 일을 마치지 못한 채등.. 2026. 10. 20. 캪틴큐의 귀환 “술 마신 다음 날 숙취가 없는 술?”이라는 우스개 질문의 주인공은 캪틴큐였다.“마시면 다음 날이 사라지고 다다음 날 깨어나기 때문”이었다.80~90년대 고교 소풍 날 김밥 도시락 밑에 숨겨 가 산중턱 바위 뒤에서 몰래 돌려 마시던 술,대학가 MT에서 고급 양주 상자에 담겨 장기자랑 1등 상품으로 나오던 술이 바로 이 녹색 병뚜껑 양주였다.프로야구 초창기 경기가 마음에 안 들면 그라운드로 던진 빈 병도 캪틴큐였다.뱃사람의 술인 럼을 상징하는 ‘선장(Captain)’에 품질을 뜻하는 ‘큐(Quality)’를 붙인 거창한 작명과 달리유흥가 가짜 양주의 불법 밑술이라는 불명예까지 얻었다. ▶캪틴큐가 탄생한 1980년은 1인당 국민소득 1700달러 안팎이었다.값비싼 위스키는 언감생심이라 서양 독주 기분을 내려 .. 2026. 10. 20. 귀여워야 산다 귀엽다는 말을 들었다. 마른 시절에는 들어보지 못한 소리다. 살이 찌고 나서야 가끔 듣는다.이건 포유류의 특징 중 하나다. 살이 찌면 뭐든 좀 더 귀여워 보인다.사람들이 살찐 고양이를 뚱냥이라 부르며 애호하는 이유다. 귀엽다는 말은 중년 남자가 들을 수 있는 최상급 칭찬이다.그 외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칭찬은 기껏해야 “머리숱이 아직 촘촘하시네요”라거나“눈썹 숱이 아직 진하시네요” 정도일 것이다.정부 탈모 관련 공약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귀여움은 생존에 도움이 된다.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살아남은 동물을 떠올려보시라.남반구에는 코알라가 있다. 북반구에는 판다가 있다. 코알라는 유칼립투스만 먹는다.판다는 대나무만 먹는다. 딱히 영양가도 없는 음식이다.그들은 움직이기 싫어 근처에 있는 것만.. 2026. 10. 14. 머뭇거림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고등학생 시절 장래 희망을 적는 란에 세 가지를 적었다.첫째는 국어 교사. 선생님이 되고 싶었지만 그만큼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다.둘째는 야구 선수. 야구를 좋아하고 그럭저럭했지만 취미였을 뿐 선수가 될 수는 없었다.셋째는 작가. 글 쓰는 걸 좋아했다. 서술형이라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언젠가 저의 글이 국어 교과서에 실려 제 아이가 그걸로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셋 중 하나를 그럭저럭 이루었다.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고 고등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창비)에 내 글이 한 편 실렸다.‘AI의 시대에 다정함(인문학)은 왜 필요한가’를 논증하는 글쓰기 편에 수록됐다.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자못 경건한 마음이 되었다. 잊고 있던 꿈을 이루어주겠다는 메일이었던 것이다.수락 답신을 보내며 대단히 설렜다. 그 .. 2026. 10. 12. 이전 1 2 3 4 ··· 2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