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분 후에 / 박인숙
오 분 후에
윗입술이 기쁨이고
아랫입술이 슬픔인 사람이 나타나리라.
오 분 후에
토요일에 아름다워지는 젊은 여인들과 어떤 식으로든지
사랑과 서정에 취하고 싶은 남자들이 올 것이다.
오 분 후엔
눈동자의 기쁨인 혼인과 권태와 절망, 쓸쓸한 미움이
코의 냄새와 함께 오리라.
오 분의 무게로 욕망이 오고
오 분의 치욕과 사랑으로
새벽의 끈에 묶인 어둠이 끌려오리라.
오 분이 지난 뒤에야 알 수 있으리.
참으로 많은 것이 다녀갔어도
인생이란 실제로
아무것도 이루어놓게 하질 않는다는 것을.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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