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간다/ 물 맑은 봄 바다에 배 떠나간다/ 이 배는 달 맞으러 강릉 가는 배/
어기야 디여라차 노를 저어라.’
홍난파가 작곡한 ‘사공의 노래’에 등장하는 배는 강릉 가는 배이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중·후반에 작곡돼 90년 가까이 사랑을 받아온 국민가곡에 왜 동해 바닷가 도시,
강릉이 인용됐을까. 답은 작사자인 함효영(1905∼1988년) 시인과의 인연에 있다. 황해도가 고향이지만,
강릉이 관향(貫鄕)인 ‘강릉함씨’인 시인은 1930년 정월대보름에 혈연의 뿌리인 강릉을 찾았다가
경포의 달에 반해 시를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흔히들 강릉을 해 뜨는 일출의 고장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강릉은 ‘해’보다는 ‘달’로 더 진한
아우라를 뽐내는 곳이다. 경포에 뜨는 다섯개 달을 묻는 ‘국민퀴즈’에서부터 고래의 수많은
시문에 강릉의 달이 등장한다.
오죽하면 예전에 강릉에서 탄생한 소주 이름이 경포의 달을 뜻하는 ‘경월(鏡月)’이었겠는가.
경포호 주변의 여덟가지 빼어난 경치를 꼽은 경포팔경에도 ‘죽도의 달빛 장관(竹島明月)’을 비롯
강문 앞바다 고기잡이배 불빛(江門漁火), 초당마을의 저녁밥 짓는 연기(草堂炊煙), 시루봉의
저녁노을(甑峰落照), 해 질 무렵 한송정의 종소리(寒松暮鍾) 등 야경 감상이 태반이다.
그러니 강릉의 자연과 문화를 말하면서 달을 빼놓는다면 그건 시쳇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다. 강릉의 유서 깊은 역사 문화가 달을 만나 명품으로 농익었고, 달은 강릉을 만나
더 빛나는 존재가 됐다고나 할까.
최근 경포호에 직경 6m 크기의 대형 달 조형물이 설치돼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더해 강릉시는 시내 중심가 ‘월화(月花)거리’와 경포해변에 은하수 조명 등 야간 볼거리를
확충하고, 경포호 인근 숲길에는 내년 하반기 운영을 목표로 야간 조명과 특수효과, 영상이 어우러진
실감형 콘텐츠 ‘환상의 호수’ 사업 추진에 나섰다고 한다.
‘강릉의 달밤’이 스토리와 재미를 더해 밤 문화를 살리는 야행(夜行)의 ‘끝판왕’이 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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