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의 배신1 '열심히'의 배신 오랫동안 하루를 30분 단위로 나눠 썼다. 연재, 강연, 방송 등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해내야 했다.30분 안에 메일 쓰고, 밥 먹고 하는 식이었다. 오래 앉아 쓰는 직업상 생긴 좌골 신경통 탓에원고도 서서 쓰고, 미팅도 공원을 걸으며 했다.작가는 예술가의 범주에 들지만 증권가의 김 과장이나 병원 전공의처럼 일하던 그때 ‘열심히’가내 주기도문이었고, 자존감은 성취에 맞춰졌다. 하지만 그날이 왔다. 그날은 어떤 날일까. ‘나=일’이었던 사람에게 ‘열심’이 작동하지 않는 날이다.그날은 예외 없이 찾아온다. 직업에는 반감기가 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 과학자, 작가, 의사 등고숙련 직종의 반감기는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에 시작된다고 한다.그것이 50세에 ‘종의 기원’을 쓴 다윈이 죽기 전 20년 넘.. 2025. 2.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