亂世(난세)가 스승이다1 亂世(난세)가 스승이다 서른아홉 살 무렵이었다. 목숨을 걸고, ‘어떤 일’을 해내야 했다.내 인생을 구조(救助)하고 싶었고, 문학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숨어 지내던 나는, 존재가 소등(消燈)된 사람이었다. 파괴된 자존감을 재건해 다시금세상에 나아가고 싶었다. 나는 먼 지방의 한 숙박업소에서 마시면 절대 해독(解毒)이 불가능한 농약병(農藥甁)을 앞에 두고,‘어떤 것’을 완성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었다.나는 죽을 각오가 뭔지 안다. 그건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이다.요컨대, 계속 이대로 살아야만 한다면, 더는 살고 싶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 내게 타인의 아픔이나절망을 이해하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착각한다면, 그건 내가 그 시기에 스스로 나를 설득하고독려하면서 경험한 투병기(鬪病記) 때문이지 내 유전자 때문이 아니다. 어쨌거나 .. 2025.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