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2 안반데기 마을에는 이따금 운해(雲海)가 장관을 연출한다. 땀 뻘뻘 흘리며 서너 시간씩 등산해야 하는 곳이 아닌데도 구름바다가 파도치는 모습을 마을 언덕에서 발아래로 내려다보며 감상할 수 있다. 밤에 되면 별은 또 어찌 그리 많은지. 밤하늘을 무수히 장식하는 별빛을 보기 위한 탐방객들의 발길이 야간에도 이어진다. 석양 즈음에 노을이 지면 마을 전체가 붉은 물감을 흩뿌린 듯 황홀하다. 강릉 왕산면 대기4리 마을에서 볼 수 있는 풍경화이다. 흔히 ‘안반데기’로 더 잘 알려진 마을이다. 마을은 해발 표고 1100m에 자리잡고 있다. 웬만한 고산을 능가하는 높이다. 그래서 강릉 사람들은 이곳을 ‘하늘 아래 첫 동네’, ‘구름도 놀고 가는 운유(雲遊)촌’ 이라고 표현한다. 백두대간 마루금 능선에 자리 잡은 안반데기는 또한 .. 2023. 8. 9. 강릉의 달밤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간다/ 물 맑은 봄 바다에 배 떠나간다/ 이 배는 달 맞으러 강릉 가는 배/ 어기야 디여라차 노를 저어라.’ 홍난파가 작곡한 ‘사공의 노래’에 등장하는 배는 강릉 가는 배이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중·후반에 작곡돼 90년 가까이 사랑을 받아온 국민가곡에 왜 동해 바닷가 도시, 강릉이 인용됐을까. 답은 작사자인 함효영(1905∼1988년) 시인과의 인연에 있다. 황해도가 고향이지만, 강릉이 관향(貫鄕)인 ‘강릉함씨’인 시인은 1930년 정월대보름에 혈연의 뿌리인 강릉을 찾았다가 경포의 달에 반해 시를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흔히들 강릉을 해 뜨는 일출의 고장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강릉은 ‘해’보다는 ‘달’로 더 진한 아우라를 뽐내는 곳이다. 경포에 뜨는 다섯개 달을.. 2023. 2.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