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땅강아지는 어디로 갔나1 그 많던 땅강아지는 어디로 갔나 서리가 내려서 땅콩 가을걷이를 서둘러야 한다며 함께 가자는 지인의 말에 경기도 여주로 나들이했다. 땅콩밭까지는 농로를 제법 걸어야 했다. 한 달 전까지 연노랑을 머금던 평야가 이제는 진노랑 즙을 삼킨 듯했다. 논두렁에선 들풀 마르는 냄새가 진하게 번졌다. 벼잎 위의 메뚜기, 강아지풀에 살포시 몸을 앉힌 고추잠자리를 보니 옛 기억이 불현듯 살아났다. 땅콩밭에 도착하니 하트 모양의 잎과 보라색 줄기를 가진 고구마도 바로 옆 뙈기밭에서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일하던 땅콩밭 주인이 고구마와 땅콩은 옛날 배고팠던 시절 구황작물로 재배했는데, 뿌리가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기 쉬운 모래땅에서 잘 자라 여주를 대표하는 작물이라 소개했다. 또 이 동네 밭은 친환경 농법 덕에 토양이 오염되지 않아 땅강아지도 자주 나.. 2023. 11.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