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환절기1 나의 환절기 어제 보니 우리 집 수선화가 벌써 손가락 마디 정도로 자란 게 보였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첫 선수의 입장이다. 수선화를 시작으로 튤립의 싹이 올라올 것이고, 그 사이 우리 집 앞 설악동 길엔 수백그루의 벚꽃이 팝콘처럼 하얀 꽃을 피워줄 것이다. 그때 쯤 우리 마을 소나무 숲에선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울어대고, 화단엔 화초와 잡초가 뒤섞여 올라올 것이다. 하지만 이 예측된 모든 일이 만약 오지 않는다면? 봄이 와주지 않고, 태양이 맑은 햇살을 보여주지 않고, 바람이 불어오지 않고, 식물이 피어나지 않는다면? 이 모든 두려움의 상상이 요즘 공상과학영화의 단골 주제라는 걸 잘 안다. 지난해 자연생태복원기사 시험을 치렀다. 정원 일을 통해 터득한 자연의 이치를 정원디자인에 접목해 해보고 싶어서였다... 2024. 2.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