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탓1 꽃일까, 미세먼지일까 인생은 가끔씩 빗나간다. 빗나가니까 인생이다. 코로나19 직전, 미세먼지가 최악이던 우울한 날 아침에 문자 하나를 받았다. '뿌연 미세먼지 속에서도 꽃은 피고 새들은 지저귀네요. 밝은 하루 되시기를.' 정말, 한 치 앞이 뿌연 미세먼지로 출근길이 걱정되는 아침이었다. 메시지가 가슴에 닿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엇으로 살고 있을까? 꽃일까? 새일까? 미세먼지?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탄성적으로 살고 있는 내 삶에 자극과 변화를 주는 문자였다. 나도 문자를 썼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나는 무엇으로 살고 있나요?' 답은 기다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또 썼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내가 무엇으로 살고 있는지 꼭 알고 살겠습니다.' 가끔은 뒤도 돌아보며 살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나는.. 2023. 7.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