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길들인 것에 넌 언제나 책임이 있어1 네가 길들인 것에 넌 언제나 책임이 있어 왔다. 갔다. 없다. 사람 얘기냐고? 사랑 얘기냐고? 그거 다 시끄럽고 이거 다 눈 얘기다. 기다림을 기다랗게 늘릴 줄 아는 기약의 천재인 눈은 특히나 12월이면 절로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게 만든다. 개든 걔든 누구랄 것을 가리지 않는다는 공평함, 개의 꼬리든 사람의 손이든 절로 흔들게 만든다는 자유로움, 무엇보다 비울 만큼 버려 더는 잴 수 없는 무게라는 가벼움. 올해를 시작하며 나는 다이어리 맨 앞장에 이 구절부터 옮겨적었더랬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에 달려 있습니다.”(법정 스님, 1998년 2월 24일 명동성당 강론에서) 내 살 짜고 깎는 다이어트에는 혈안이 된 지 오래인데 내 삶 쓸고 닦는 정리정돈에는 얼마나 .. 2023. 12.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