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은 없다1 두 번은 없다[관계의 재발견/고수리] ‘5년 일기장’을 쓴다. 일기장에는 1년 전, 2년 전 오늘이 한 페이지에 빼곡히 기록되어 있다. 이를테면 12월 13일의 일기. 2020년에는 첫눈을 보았다. 2022년에는 함박눈을 맞았다. 2021년에는 우연히 발견한 문장을 눈에 담아 와 옮겨 두었다. ‘노인 하나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의 소멸과 같다.’ 글 쓰며 만난 한 노인이 물었다. “5년 후 오늘, 우리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요?” 나는 웃음과 주름이 늘고 여전히 책 읽고 글 쓰겠지. 가족들과 밥 지어먹는 저녁을 보낼 테고. 5년 후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을 거라고 평범한 하루를 낙관했다. 그러나 노인의 대답은 달랐다. “5년 후 오늘, 나는 내 인생 기록을 마무리하고 있을 거예요. 딱 5년만 내 인생, 글로 써보기로 다짐했거든요. 나에게 주.. 2022. 12.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