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옥 소설가2 ‘좋은’ 사람을 구분하는 법 결혼 생활의 힘듦을 가장 유머러스하게 말한 사람은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다. “결혼은 힘든 거야. 넬슨 만델라도 이혼했다고! 27년간 감옥에서 고문과 강제노역에 시달렸던 그도 출소 후 6개월 만에 아내와 이혼했다고!” 알랭 드 보통은 ‘독신에는 외로움’이 ‘결혼에는 괴로움’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의 말처럼 인생은 외로움과 괴로움 사이 어느 곳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남녀가 만나 한평생을 해로한다면 천국에 갈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내가 산책하는 공원에서 청춘 남녀들보다 아름다운 건 두 손을 잡고 느리게 걷는 노부부의 모습이다. 해질 녘 그 모습을 보면 사람도 좋은 풍경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언젠가 북 콘서트에서 어떤 사람과 결혼하면 좋을지를 묻는 분을 만났다. 참 어려운 질문이다. 사람마다 ‘.. 2023. 5. 30. 불멍 물멍 차멍 멍멍... 친구가 우울증 약을 처방받기 위해 다섯 군데 신경정신과에 갔다가 진료를 받지 못했다. 모두 예약이 차서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과정에서 상처받는다. 역설적인 건 힘들게 번 돈을 상처를 치유하는 데 다시 지불한다는 것이다. 2014년도에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제1회 멍 때리기 대회’ 포스터를 봤을 때, ‘죄책감 없이 쉬는 법’의 최신 버전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대에 ‘하지 않음’의 축약판이라 할 수 있는 ‘멍 때리기’처럼 비효율적인 일은 없다. 기왕 쉴 거 등산이나 요가처럼 내 몸에 도움이 되는 것을 하고 싶다는 게 현대인이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정보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바라게 된다. 이곳에 있으면 저곳에 가고 싶고, 여.. 2022. 1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