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을 품는 계절1 봄볕을 품는 계절 점심 식사 후 짬이 나면 회사 주변을 산책할 때가 있다. 회사 주변 정동길에는 학교가 몇 개 있는데,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와 웃고 떠들며 노는 소리가 학교 담장 밖까지 들린다. 겨울 내내 조용하던 운동장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고 부산스러워지면 벌써 개학을 하는 3월이 되었구나 하고 알게 된다.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산책 나온 직장인들로 가득 찬 정동길을 뒤로하고 모퉁이를 돌면 덕수궁이 나온다. 그 안으로 걸음을 계속하면 분주했던 돌담길 밖과는 또 다른 한적하고 너른 궁궐 안뜰이 펼쳐진다. 전각 사이 널찍한 정원에 볕 잘 드는 벤치를 찾아 잠시 쉬어간다. 땅 밑의 푸른 기운이 올라오고 새싹이 돋아나는 상상을 하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이렇게 따뜻한 봄날에는 잠시 일상의 분주함에서 눈을 떼고 내 안으로.. 2024.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