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에 대하여1 비교에 대하여 "처음부터 다시 써." 수십 번을 수정하고 아내에게 보였더니 단박에 돌아온 답변이다. 표정이 그 옛날 데스크 같다. 읽어보지도 않고 찢어버리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인가. 소설가 한강이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그랬었다. "처음부터 다시. 그건 언제나 옳은 주문이다"라고. '스물일곱의 나에게'를 기획하면서 몽테뉴의 에세이를 벤치마킹했다. 몽테뉴처럼,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전과 경험에서 퍼 올린 인용과 사례를 적절하게 조합해 주제를 향해 가는 건축 같은 글짓기를 하고 싶었다. 이런 글짓기는 건축물 같아서 아무리 좋은 자재를 골라 써도 조화가 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두 번째 키워드는 비교이다. 요즘에는 개개인의 행복을 해친다는 이유로 금기어로 분류되기도 한다. 고유성, 주체성, 자기애 등 관련 이론도 많다.. 2024. 3.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