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실1 누에 / 나희덕 누에 세 자매가 손을 잡고 걸어온다 이제 보니 자매가 아니다꼽추인 어미를 가운데 두고두 딸은 키가 훌쩍 크다어미는 얼마나 작은지 누에 같다제 몸의 이천 배나 되는 실을뽑아낸다는 누에,저 등에 짊어진 혹에서비단실 두 가닥 풀려나온 걸까비단실 두 가닥이이제 빈 누에고치를 감싸고 있다 그 비단실에내 몸도 휘감겨 따라가면서나는 만삭의 배를 가만히 쓸어안는다 - 나희덕 2024. 5.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