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미루지 말자1 사랑을 미루지 말자 고수리 에세이스트 ‘잘 다녀왔냐고 인사하던 아버지를 기억한다.’ 글쓰기 수업에서 어느 학인이 쓴 기억을 읽었다. 오래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기억이었다. 지병으로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던 아버지가 하루는 집에 돌아온 딸에게 인사를 건넸다. “잘 다녀왔냐.” 무뚝뚝하지만 옅은 미소를 띠며 맞아주던 아버지. 찰나였지만, 그 순간의 눈빛과 표정과 말투는 평생 알고 지낸 아버지의 얼굴이었다. 이런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했었나 딸은 기쁘고도 슬펐다. 아버지가 아버지다웠던 유일한 순간, 딸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얼굴이었다. 헤어진 지 오래되었어도 여전히 그날이 기억난다고,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학인은 썼다. 내 이야기를 찾으려는 사람에게 기억 글쓰기를 권한다. 단 10분만이라도 세상의 스위치를 끄고 자유롭게.. 2023. 2.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