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선영1 내가 천사를 낳았다 내가 천사를 낳았다 배고프다고 울고 잠이 온다고 울고 안아달라고 우는 천사, 배부르면 행복하고 안아주면 그게 행복의 다인 천사, 두 눈을 말똥말똥 아무 생각 하지 않는 천사 누워 있는 이불이 새것이건 아니건 이불을 펼쳐놓은 방이 넓건 좁건 방을 담을 집이 크건 작건 아무것도 탓할 줄 모르는 천사 내 속에서 천사가 나왔다 내게 남은 것은 시커멓게 가라앉은 악의 찌끄러기뿐이다. ―이선영(1964∼ ) 2023.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