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구두닦기1 아빠 운동화를 물빨래하는 모임 꽤 자주 아빠 구두를 닦았던 것 같다. 효녀를 가장한 용돈벌이의 현장.구둣솔에 깜장 구두약을 아낌없이 찍었다. 앞코가 반짝일 때까지 문댔다.입김 호호 불고 침도 뱉었다. 오만상을 쓰면서.그러나 구두를 닦는 목적의식을 상실하고 아무렇게나 닦았던 적이 실로 적지 않았다.가끔은 굳이 닦을 필요 없어 보이는데도 솔을 들었다.속이 빤히 보이는 딸내미 술수에도 아빠는 “녀석, 고생했다”며 손에 500원짜리 동전을 쥐여주곤 했다. 그때 뱉은 침이 한 바가지는 될 것이다. ‘구두닦이와 침의 상관관계’를 최근 다시 떠올릴 일이 있었다.지난달 구두닦이 체험을 위해 광화문의 한 구둣방을 찾았다.58년간 한자리에서 구두를 닦아 온 대가(大家)와 마주 앉아 “구두 어쩌고 침 저쩌고”를 말했다.구둣방에서도 침으로 구두를 닦은 .. 2024. 12.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