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공주1 “나는 엄마가 부끄럽지 않아요” 딸이 “양공주”라는 말을 입에 올리자 어머니는 “그건 나쁜 말”이라고 한다. 딸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런 식으로 쓰여 온 건 알지만, 내가 글쓰기를 통해 그 의미를 바꾸려고 해요.” 고통스러운 대화다. 어머니는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에 “양공주”였고 딸은 그러한 삶에서 태어난 혼혈아였다. 어머니는 미국으로 오면서 그 말을 묻으려고 했는데 딸은 대학원까지 들어가서 그 말을 파내고 있다. 어머니는 그것을 얼룩이라고 생각하고, 사회학자인 딸은 그것을 얼룩이 아니라 시대와 전쟁과 국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딸이 그 문제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은 어머니가 그런 여성이었다는 얘기를 이십대 초반에 들었을 때부터다. 부모의 교육열 덕에 브라운대와 하버드대를 나온 그녀는 덜 보수적인 뉴욕시립대 대학원에 들어가 기.. 2023.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