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냉장고1 엄마의 냉장고, 아이의 냉장고 5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후 한동안 냉장고 문을 잘 열지 못했다. 하나씩 꺼내 데워 먹으라고동그랗게 얼려 놓은 불고기, 볶음밥이라도 해 먹으라고 손질해 놓은 채소, 잘 상하지 않는 장조림과깻잎조림, 그리고 여러 밑반찬이 냉장고에 있었다.더 이상 나를 반겨줄 수 없는 엄마 대신 냉장고 속 음식들이 “밥은 먹었니?” 하고 묻는 것 같았다.엄마의 흔적들이 없어지는 게 아쉬워 냉장고 문 열기가 겁났다. 하지만 음식을 상하게 둘 순 없어서되도록 천천히 오랫동안 나눠 먹었다. 그렇게 냉장고가 다 비었을 때 비로소 작별을 실감했다. 혼자가 되고는 집에서 밥을 잘 해 먹지 않았다. 물과 술, 냉동만두 따위의 음식들로 냉장고를 채웠다.배달 앱을 켜 최소 주문 금액이 적고 배달료가 싼 식당을 찾아 아무거나 시켜 먹었다.배.. 2024. 10.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