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_종이책1 손이 하는 일 어떤 강연에서 독자의 질문을 받았다. “싸고 편리한 전자책의 시대입니다. 비싸고 불편한 종이책은 곧 사라지겠지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를 눈으로만 보는 건 삶이 아니지요. 연인을 만나듯 종이책을 읽는 동안 공감각이 모두 동원됩니다. 책은 그 자체로 실존하는 예술품이에요. 책의 물성은 우리에게 살아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손으로 느끼며 읽는 종이책은 전자책과 다릅니다.”나는 가끔 종이책이 유기체처럼 생각된다. 전자책과 달리 종이책에서 생명감이 느껴진다. 책을 손으로 잡으면 책의 무게감이 생의 중량으로 다가온다. 책장을 넘기며 문장에 밑줄을 그을 때, 시공을 뛰어넘어 저자와 독자인 내가 소통하는 것 같다. 손이 ‘감각하는 두뇌’로 진가를 발휘하.. 2024. 10.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