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일을 할 때1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영화 ‘타이타닉’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주인공들의 사랑이 아니었다.대탈출의 아비규환 속에서도 끝까지 배에 남아 연주를 멈추지 않던 연주자들이었다.실제 이런 일은 1992년 2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보스니아 분쟁에서도 일어났다.총알이 빗발치던 전쟁터에 덥수룩한 수염의 한 남자가 가방을 든 채 나타났다.빵을 사기 위해 모인 사람들 머리 위로 폭격이 가해진 다음 날이었다.남자의 이름은 베드란 스마일로비치, 그가 가방에서 꺼낸 건 첼로였다. 사라예보 관현악단의 수석 첼리스트였던 그는 전쟁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연미복 차림으로아다지오 G단조를 연주했다. 연주는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서 22일간 이어졌다.빵가게 폭격으로 사망한 22명 희생자의 숫자와 동일했다.놀라운 건 죽은 자를 위한 위로였던.. 2024. 10.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