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수도자가 새벽기도 시간에 졸다가 죽비를 맞고 투덜거렸습니다.
“우리가 기도한다고 하나님을 볼 수 있나요.”
스승이 반문했습니다. “네가 기도로 해가 뜨게 할 수 있느냐.”
그가 할 수 없다고 대답하자, 스승도 하나님은 기도로 불러낼 수 있는 분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의기양양하게 항변했지요.
“기도로 하나님을 뵐 수 없다면 왜 기도해야 합니까.”
스승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해가 뜰 때 깨어 있지 않으면 해를 볼 수 없듯이 기도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오실 때 하나님을 뵐 수 없지 않겠느냐.”
기도란 무엇일까요. 젊은이는 하나님을 불러내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스승은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젊은이의 기도는 자기 자신이 중심이었지요. 그러나 스승의 기도는 다만 하나님이 중심이었습니다.
젊은이의 기도 시간은 자기의 때였지만 스승의 기도 시간은 오직 하나님의 때였습니다.
진정한 기도는 나의 때가 아니라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조심하고, 깨어 있어라. 그때가 언제인지를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막 13:33, 새번역)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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