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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소소한 일상

"쿵" 소리가 났을까..

by maverick8000 2024. 8. 26.

 



 

 

넷플릭스의 어느 드라마에서 시청자에게 하나의 명제를 툭 던진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났겠는가"

이것이다.

 

친한 현인(賢人)에게 이 명제를 들려 주었다..

그는 간단히 대답했다..

숲에 아무도 없었으므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고..

 

원룸은 18개이다..

현관 입구의 조밀한 우편함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전기 요금 고지서 뿐이다.

한 달에 한번 반갑지 않은 그 것이 유일한 우편물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났겠는가"

 

전기료가 체납되고 두 번 세 번 우편함에 고지서가 쌓이면

최후 통첩이 날아들 것이다..

단전 안내..

그 후 집주인에 의해 셋 방의 불쾌한 주검이 발견될 것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났겠는가"

 

그 현인의 답변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고 쿵 소리가 났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기에 그 소리는 소멸되었다..

그 소리는 들은 자 없고 그러므로 나지 않았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에게 드라마의 명제를 다시 전달한다,,

어떤 아쉬움이나 억울함 때문일까..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났겠는가"

 

쓰러진 나무의 크기에 따라 소리에 영향이 있을까..

알콜리즘의 느린 호흡 속 피폐함과

잠을 잘 자기 위한 방편으로 술과 함께 먹은 마그네슘을 두 알은..

'쿵' 소리에 영향이 있을까..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아무도 관심없는

그저그런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났겠는가"

 

 

Bobby Bland-01-Ain't No Love In The Heart Of The City (Single Ver.)-Dreamer-320.mp3
9.20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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