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일하는 도중에 가끔 집중력을 잃거나 멍한 상태에 빠져든다. 스트레스가 쌓여 문서를 작성하다
철자를 틀리거나 단어를 반복하는 등 실수를 저지른다. 마감이 다가오는데도 뉴스와 소셜미디어
피드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휴대전화를 만지작대며 이 앱 저 앱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데,
애초에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주의력 결핍의 징후들이다.
마이애미대 심리학과 교수인 아미시 자의 '주의력 연습'(어크로스 펴냄)에 따르면, 주의력이란
현재를 온전히 경험하고 즐기는 능력이다. 이 능력이 있을 때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무엇에 더 신경
써야 할지를 깨닫고, 삶의 과제들을 더 효과적으로 해결하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모험을 시작할 수 있다.
주의력은 삶을 바꾸는 초능력이다.
유한한 존재인 우리가 평생 이용할 수 있는 주의력은 정해져 있다.
주의력은 저장했다 나중에 꺼내 쓰지 못하고, 이 자리 이 순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시시한 일에 주의가 고갈되면 정작 중요한 일엔 집중할 수 없기에 오래, 열심히 일해도 효율과 성과가 떨어진다.
주의력 없이는 누구도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곧 우리 인생이다.
책을 읽었는데 아무것도 머리에 남지 않거나, 친구와 대화 중에 멍해지는 등 주의가 궤도를 이탈했을 때
우리는 살아도 산 게 아니다. 어떤 흔적도 안 남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삶의 약 50%는 헛되이
사라진다. 유혹적이고 중독성 강한 콘텐츠를 미끼로 주의를 약탈하는 주목 경제는 오늘날 우리의 주의력
위기를 더욱 심화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위협을 받으면 주의는 빠르게 고갈된다.
문제는 이럴 때야말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주의가 더욱 요구되는 순간이란 점이다.
공부를 잘해도 시험 때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 마음을 단련해 지금 여기, 눈앞의 문제에
붙잡아 두는 연습, 즉 주의력 훈련이 필요한 이유이다.
인류의 오랜 지혜인 마음 챙김(mindfulness)이 주의력 연습을 위한 최상의 수단이다.
마음 챙김의 요체는 우리 마음이 지금 어디에 쏠려 있는지, 그 일이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지를
차분히 살피는 일이다. 저자는 매일 성실히 적어도 12분 이상 돌이켜 마음을 챙기면 주의의 질이
높아지면서 우리 행동과 목표가 어긋나지 않게 된다고 말한다.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모호한 세상에서 길 잃지 않고, 더 바람직한 쪽으로 삶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스트레스와 불행 속에서도 마음의 수다, 저항, 지루함을 이기고 주의력과 평정을 되찾아 질 좋은 삶을
사는 데 하루 12분이면 충분하다.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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