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얼마 전 장사익이 노래한 ‘꽃구경’을 들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꽃구경은 2009년 장사익이 김형영 시인의 ‘따뜻한 봄날’이란 시에 곡을 붙여 부르면서 세상에 나왔다.
시가 고스란히 노랫말이 된 이 노래의 여운이 진하게 남아 전문을 소개했다.
늙은 부모를 산에 버린다는 고려장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노래 제목도 꽃구경이라 어느 때보다도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저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들었다.
그런데 봄꽃이 활짝 핀 따뜻한 어느 날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노래는 깊은 슬픔으로 다가왔다.
이 노래를 듣는 내내 훌쩍거리며 눈물을 닦아내야 했다.
꽃구경은 2009년 장사익이 김형영 시인의 ‘따뜻한 봄날’이란 시에 곡을 붙여 부르면서 세상에 나왔다.
“어머니, 꽃구경 가요/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마을을 지나고/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숲길이 짙어지자/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꽃구경 봄구경 눈 감아버리더니/
한 움큼씩 한 움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어머니, 지금 뭐 하시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 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시가 고스란히 노랫말이 된 이 노래의 여운이 진하게 남아 전문을 소개했다.
고려장 되는 어머니가 홀로 되돌아갈 아들을 걱정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 중 ‘숲길이 짙어지자’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깨달은 어머니는 ‘아이구머니나’하면서 놀라는 대목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꽃구경 가자는 아들의 말이 어머니는 얼마나 반가웠을까.
하지만 꽃구경 가는 길이 자신의 마지막 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놀라움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말을 잃고, 눈도 감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늙은 부모를 산에 버린다는 고려장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고려장에 얽힌 사연이 많은 것은 부모의 은혜에 대한 자식들의 회한이 그만큼 차고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자식들의 마음을 아는 듯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다.
그러나 이번 주말은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이다.
혹독한 추위도 자연의 순항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꽃구경은 봄날 같은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느끼게 한 노래였다.
출처 : 강원일보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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