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1 저는 그런 사람 편입니다 며칠 전 문학 특강을 하러 어느 고등학교에 갈 일이 있었다. 여느 때처럼 나 혼자 강연하는 자리겠거니 생각하고 갔는데 웬걸, 학생들이 이미 무대에 올라 있었다. 그들이 준비한 밴드 연주며 연극 공연이 너무나 흥미진진하여 나는 그 자리에 간 애초의 목적도 잊고 오직 관객으로서의 역할에 몰두했다. 다음은 낭독 무대였다. 문예반 학생들이 각자 써온 글을 읽었다. 하나같이 문장 수련이 잘 되어 있고 묘사가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데다 저마다 제 식대로 자신의 글을 장악하고 있어 낭독에도 거침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장면, 어디서 봤더라. 갑자기 이상한 기시감이 들었다. 비슷한 무대를 전에도 본 것 같은데. 언제 어디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낭독이 끝났다. 진행을 맡은 학생이 나를 불렀다. 작가님, 낭독 어.. 2023. 2.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