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가 오는 길목_이진명1 냄새가 오는 길목 / 이진명 냄새가 오는 길목 무엇이든 냄새 맡기 좋았던 길목 다 왔으나 다 오진 않았던 길목에 들어설 때마다 그랬다. 언제고 한 집에서는 길과 맞닿은 부엌 창문으로 된장찌개 끓이는 냄새를 한 접시 가득 생선 굽는 냄새를 그랬다. 이 나라의 냄새가 아니게 뜨거운 열사(熱砂)의 냄새 퍼뜨려주었다 퇴근길 혼자 가는 자취 생활자의 광막한 공복을 후비곤 했다 (…) 늦여름, 풀이 마른다 이 나라의 냄새가 아니게 풀이 마른다 열사의 타는 물의 향이 넘어온다 쓰라린 가을 길목 -이진명(李珍明, 1955~ ) 2023. 9.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