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아버지1 아버지의 언어 내 기억의 최대치를 끌어 올려 보았을 때.. 나는 아버지의 무릎에 앉은 기억이 없다. 그 흔한 '아빠'라는 소리 한번을 못해봤다. 아버지는 늘 무서웠다. 눈을 부릅 뜨면 호랑이 눈처럼 보였다. 목상(木商)을 한 아버지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집을 찾았다. 엄마가 연탄불에 석쇠를 얹고 꽁치라도 구우는 날이면 그게 아버지 오는 날이었다. 그날은 계란찜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어쩌다 한번 온 아버지는 씨익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게 전부였다. 아버지가 오는 날은 꽁치라도 먹을 수 있어 좋았지만, 아버지와 나만 겸상을 하고 엄마는 부뚜막에서 혼자 밥을 먹었다. 그게 늘 미안했다. 어느날 엄마가 아버지에게 욕설과 함께 뺨을 맞는걸 본 적이 있다. 본처의 아들인 큰 형이 시골에서 올라와 고등학교를 .. 2024.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