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비싼 칼국수1 제일 비싼 칼국수 엄마는 칼국수를 팔았다. 흔쾌히 이름을 빌려줄 마음이 있었는데, 큰누나의 이름으로 분식집 이름을 지었다. 분식집은 시장 제일 안쪽, 통닭집과 대각선으로 마주한 자리에 있었다. 같은 학교를 다녔던 통닭집 딸은 시장에서 마주칠 때면 빌린 돈을 떼먹은 사람처럼 도망을 다녔다. 엄마의 분식집 바로 맞은편과 그 옆에도 김밥과 국수를 파는 가게가 두 군데나 더 있었다.엄마는 길게 이어 붙인 테이블 한편에서 반죽을 뭉치고 누르며 칼국수를 준비했다. 밀가루를 흩뿌린 테이블에 뭉친 반죽을 내리치며 찰기를 만들었다. 내리치고 또 내리칠 때마다 폴폴 밀가루 먼지가 날렸다. 얼굴에 밀가루 자국을 몇 줄 만들고 나면 기다란 홍두깨로 반죽을 밀어 어르고 달랬다. 이내 송송 썰어내는 면발을 보면 엄마는 여느 수타 전문가보다도 멋져.. 2025. 3.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