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거기에 늘 있던 나무_윤재철1 처음부터 거기에 늘 있던 나무 / 윤재철 처음부터 거기에 늘 있던 나무 / 윤재철 그 화사했던 보랏빛 꽃만 보았다 그 눈물 나던 진한 꽃향기만 보았다 나무는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가을 햇빛 어깨를 쓸어내리는 오래된 골목길 안 문득 라일락나무를 본다 처음부터 거기에 늘 있던 나무 이제는 윤기를 잃어버린 하트 모양의 잎과 꺼풀이 이는 가지 누렇게 말라붙은 꽃자리 그러나 이제사 절망을 이름붙이지 못한다 단지 내가 보았을 때도 보지 않았을 때도 늘 거기에 있던 나무 처음부터 아무 의심없이 거기에 늘 있던 나무 2023.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