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_가을비 우산속1 명절 전야제 명절 전 날 초저녁에 두부를 안주 삼아 소주 두 병 마셨다. 취기가 올라 쓰러져 자다 목이 말라 깨 보니 마중물은 방바닥에 엎어져 있고 시간은 미처 자정이 안되었다. 그때부터 하얗게 밤을 새고 동이 터 훤하길래 눈을 뜬다. 문득 밀려오는 허기에 찬 두부를 한 입 베어 물으니 시멘트 덩어리를 삼키려는듯 목이 메인다. 예전 명절은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없다. 내년은 어떨지 십 년 후는 어찌될지 가늠할 수가 없다. 기다림의 끝에서 마주한 외로움의 시작이다. 전에 없이 야윈 몸에서 앞날을 본다. 비는 이럴 때 오는 것이 맞다.. 가을 비에 여름꽃 뚝뚝 떨어지는 것이 맞다.. 2022. 9.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