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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詩와 글과 사랑

해 지는 들길에서 / 김용택

by maverick8000 2023. 8. 29.

 

 

 

해 지는 들길에서 / 김용택

 

사랑의 온기가 더욱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그늘도 묻히면

길가의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의 그대처럼

꽃들은 쉼 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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