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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삶과 여행, 맛집

설날 아침 대관령 선자령

by maverick8000 2024. 2. 13.

 

새해 설날 아침..

대관령 횡계에 있는 선자령(仙子嶺) 으로 갑니다.

전 날 우리 '덕팔이' 세차도 하고 연료도 가득 넣고 꽃단장을 했습니다.

가면서 먹을 김밥도 네줄 사두었구요..

근데.. 집에서 출발하는데 살짝 눈발이 보이네요.. ㅠㅠ

홍천 삼마치터널을 지나니 아주 본격적으로 눈이 내립니다.. 헐~~~

다행히 횡성부터는 조금씩 잦아들더니 영동고속도로에 접어드니 개입니다..

2시간 정도 가니 횡계.. 주변 전답이 모두 새하얀 눈밭입니다.

 

유튜브에서 본대로 대관령 마을휴게소에 주차하려 했는데.. 내비게이션 김양이 반대편으로 안내했네요.

좀처럼 안하는 실수이니 용서해주마..

주차장에 덕팔이를 세우고 내리는 순간 완전 깜놀... 엄청난 바람이 불어서 몸이 휘청합니다.

주차장에도 풍력발전기가 떡 서있네요..

 

아이젠, 스패츠, 귀마개, 목도리, 장갑, 스틱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등산로 초입새에 들어섭니다.

오늘 등산코스는 약 12km 정도입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등산코스가 평이해서 초보도 등산하는데 무리가 없다라고 해서 안심..

선자령이 1157고지이고  대관령이 832m이니까 고도 차이로만 본다면 325 정도 차이잖아요?

그래서 여기도 가뿐하게 오를 수 있으리라 기대와 자신감을 뿜뿜 내뿜으며 출발합니다..

 

 

어느 정도 가보니 정말 힘든 코스는 없어요.. 약간의 경사만 있을 뿐 쉽게 걸을 수 있습니다..

다만 오늘은 완전히 설산(雪山)인 상태이고 바람과 추위가 장난이 아니라는....

대신 경치 하나는 정말 끝내 줍니다.. ^^

 

 

눈이 너무 쌓여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지가 부러진 나무도 종종 있었습니다..

 

 

 

어우 야... 이렇게 멋져도 되는거야~~~~

이 사진 찍으려고 숲 속으로 들어가다 눈에 빠지기도... ㅎㅎ

 

 

고개 하나 넘어 뒤돌아 보니 멀리에 무슨 송신소가 보입니다..

그나저나 이쯤부터는 아이젠을 착용한건지 안한건지 감각이 없을 정도로 눈이 깊어요..

아이젠 했어도 미끌미끌합니다.

 

또 다른 언덕 위에는 모래사막 위의 바람 그림자처럼

밤새 눈 위를 노닐다간 바람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풍력발전기와 함께한 겨울 하늘 그리고 세상을 덮은 눈이 아름다워 사진 몇 장 찍어 보았습니다.

풍력발전기를 이렇게 가까이 본건 처음인데요.. 우웅 하는 소리가 제법 크네요.

 

 

 

 

 

설날 아침이라 등산객이 별로 없어서 호젓하게 산행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 정상석 앞에는 사진 찍는 줄이 있어서 민폐 끼치지 안으려 얼른 찍다보니 약간 삐딱하네요.. ㅠㅠ

암튼 2시간 정도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풍경에 감탄도 하다 보니 1157고지를 올라왔네요.

기분 좋고 뿌듯합니다.. 

 

정상에 올랐으니 커피 한잔해야지..

2년 전 임인년 호랑이 해를 맞이하여 기념으로 샀던 텀블러에 담아 온 커피..

흠~ 한 모금하는 순간.... 힝~ 미적지근.. 다른데 담아올껄 후회막심...

 

정산에서 바라 본 주변 풍경입니다..

이 날 날씨는 분명 햇볕은 쨍쨍 맑음인데도.. 운무가 심해 멀리까지는 안보입니다..

쾌청한 날은 강릉까지 잘 보인다던데.. (괜히 전망대까지 가느라 고생만..)

 

 

내려오는 길은 훨씬 넓게 시작합니다.. 물론 내려오다 보면 다시 좁아지지만...

아~ 근데 이 눈은 누가 다 치웠을까???

 

 

아래의 작은 오두막 너머는 대관령 하늘목장입니다..

 

내려 오는 길에 보여지는 경치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참, 선자령은 선녀들이 자식들을 데려와 목욕하고 올라간 계곡이라는데

선녀에게도 자식이 있다고???  아빠는 누굴까....

 

 

아, 요 장면 찍으러 개울 내려 가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는... ㅋㅋ

 

낙엽송, 전나무, 잣나무 숲이 모두 눈 밭이고 그 설경이 이국적이기도 합니다.

 

 

하산 막바지에 다다르니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나옵니다..

아마, 국사성황당에 이르는 길이라 포장이 된 듯하네요..

 

산에서 다 내려와 길 건너편을 보니 대관령 표지석이 보입니다.

 

약 12km의 산행 코스를 4시간 조금 안되게 걸었습니다..

물론 쉬는 시간, 사진 찍는 시간 등의 어떤 지체 시간을 모두 포함해서요..

눈이 없다면 발 빠른 사람은 3시간도 안걸릴 것 같아요..

 

자~ 이제는 복귀할 시간.. 근데 배꼽시계가 정확히 알람을 울리며 밥을 달라고 합니다.

영동고속도로 다시 갈까? 아님 양양 방향으로 갈까... 살짝 고민하다 강릉을 들려 보기로 합니다.

강릉은  제가 대위(大尉) 시절에 강릉대학교 학군단에서 교관으로 근무한 곳이라 친근한 도시입니다.

그 당시 자주 갔었던 경포대에 잠시 들렀습니다. 

오랫만에 보는 경포호.. 여전히 아름답군요..

 

 

 

 

식사는 경포호 주변에서 초당 순두부로... (100년 전통이라는데.......)

 

순두부집 연통에 임자없는 제비집이 있군요..

 

 

새해 설날 아침에 찾은 선자령(仙子嶺)..

겨울산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꽃 피는 계절이나 가을 단풍철에도 경관이 훌륭하다고 하니 기회가 되시면 다녀 오시길...

다만, 눈이 녹는 시기는 위험하기도 하고 질척하기도 하니 피하시는 걸 추천..

 

허접한 글과 사진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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