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인간 / 조윤희
내 꿈들이 매달려 있는
내 몸은 무겁다
언제부턴가
내가 내 몸을 끌고 다닌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내 몸의 뼈가 더 이상 만져지지 않았을 때
내 몸에 살이 붙고
불어난 나의 탄력 없는 살이
비곗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 앞에서
새삼스럽게 서글퍼지는 것은
그것이 대책 없이 흔들린다는 것이었다
그 미끈덩거리는 삶의 손아귀에서
자꾸만 빠져나가려 하는
현실감 없는 내 육체가
아직도 땅을 밟고 서 있어야 한다는
직립해야 한다는
그 치욕
그 치욕의 무게는 의외로 근이 많이 나간다는
- 조윤희 '잉여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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