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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詩와 글과 사랑

나 홀로 집에 / 김광규

by maverick8000 2024. 5. 16.

 

 

나 홀로 집에

 

복실이가 뒷다리로 일어서서

창틀에 앞발 올려놓고

방 안을 들여다본다

집 안이 조용해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나 보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 덕분에

밀린 글쓰기에 한동안 골몰하다가

무슨 기척이 있어

밖으로 눈을 돌리니

밤하늘에 높이 떠오른

보름달이 창 안을 들여다본다

모두들 떠나가고

나 홀로 집에 남았지만

혼자는 아닌 셈이다

 

- 김광규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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