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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詩와 글과 사랑

늘, 혹은 / 조병화

by maverick8000 2025. 2. 20.

 

 

 

늘, 혹은  /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 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인가.

 



- 시선집 [ 조병화 시선 ]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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