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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詩와 글과 사랑

꽃집 - 종수에게 / 박연준

by maverick8000 2025. 2. 10.

 

 

 

꽃집 - 종수에게

 

빛이 빛에게

수분이 수분에게

가시가 가시에게

흙이 흙에게

조그마한 삽이 조그마한 삽에게

기대어 잔다

 

어떤 따뜻한 열기가 신발도 없이

살금살금 내려앉고,

이따금 문 위에 매달린 종이 찌르릉 소리를 내고

찬 기운을 구두코에 묻혀 들어온 사내가

잠든 장미 열 송이를 사가고

(열 송이의 잠이 부드럽게 증발하고)

달큼한 잠에 빠진 푸른 잎사귀들

깰까 말까, 따뜻하게 고민하는

길모퉁이 꽃집

밖에는 신호등이 깜빡깜빡

 

- 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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