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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삶과 여행, 맛집

선암사, 송광사 그리고 선운사

by maverick8000 2025. 3. 27.

 

 

여행 4일차.. 3월 20일 목요일입니다.

그토록 보고싶어 했던 순천만 습지를 보았으니 오늘은 또 하나의 로망 '선운사'를 가려구요..

근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순천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선암사'라는 절이 있는데 좋다고 하네요.

팔랑귀는 여지없이 계획을 바꾸어 선암사로 향합니다. 어차피 무작정여행인데 뭐.. ㅋㅋㅋ

 

선암사는 조계산 도립공원 내에 있군요. 조계산 너머에는 '송광사'라는 절이 또 있네요..

산을 넘는데는 도보 4~5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걸을수는 없고, 선암사를 보고 차로 이동하기로

다시 계획을 변경합니다..  (혼자하는 여행은 누구의 동의가 필요없어 이럴 때 좋아요. ㅎㅎ)

주차장에서 선암사로 올라 가는 길.. 봄내음 나는 계곡물 소리가 정겹습니다..

여름엔 나무와 풀내음 그리고 새소리가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겠지요.. ^^

 

터덜터덜 올라 간 길.. 어느덧 선암사 입구 근처에 다다랐습니다..

절 입구에는 이렇게 예쁜 연못이 있군요.. 연못 이름이 있었는데 기억 안남..

선암사는 신라시대에 건립되었는데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되었답니다.

조계산 선암사~!!!

 

선암사는 조계종이 아니고 태고종 태고총립입니다..

 

 

아직 초파일은 멀었지만 연등이 벌써 걸렸네요..

천년고찰의 풍모가 여기저기 뭍어 납니다..

 

역시 명성에 걸맞게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주변 풍광도 사찰 건물도 모두모두 아름답습니다..  아~ 정말 좋구나.. 오길 잘했네..

 

 

 

 

 

이 사찰 뒷편의 홍매화가 유명하다던데 저는 꽃망울만 보고 왔습니다..^^

 

 

 

 

 

 

 

요즘은 어느 절에 가도 녹음된 불경을 듣는데, 이곳에서는 스님이 직접 불경을 외우면서

공양드리는 모습을 보니 참 좋군요..  (스님들.. 성불하소서~)

대웅전 앞  좌,우측엔 삼층석탑이 고색창연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우와~ 이 나무는 살아있는 걸까요???

올라올 때 못 보았던 하마비..  임금님도 여기서부턴 말에서 내렸을까요..

절을 내려갈 때 보여지는 풍광도 참 좋습니다..

 

맑은 계곡물 소리에 힘차게 흐르는 개울을 보니.. 파릇한 이끼와 함께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니.. 이미 봄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옛날에는 중장비도 없었는데 왜 힘들게 저런 홍교(虹橋)를 만들었을까요..

어쨌든 저는 저런 홍교를 보면 참 신기하고 감탄스럽단 말이죠.. ㅎㅎ

하산길 중간 쉼터 벤치의 편백나무 뒷켠에 살짝 숨은 석등.. ^^

어느덧 선암사를 다 내려왔습니다..

 

 

이제 송광사를 갈 시간입니다.

차를 몰아 조계산을 반바퀴 돌아서 반대편에 있는 송광사 주차장으로 왔습니다.

송광사 입구입니다..

천천히~  하늘과 산과 계곡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절로 향합니다.

이쪽 방향이 산세가 더 험한 것 같기도 하고요..

절에 오르는 길 옆  '이대숲'이 아름답군요..

앗.. 송광사 입구에 거의 다 왔는데요.. 왼쪽으로 가면 불일암이라는 암자가 있다네요..

법정스님이 지은 암자라고 해서 그쪽으로 먼저 가 봅니다..

 

얼마나 올라 왔을까요.. 오르막이 끝이 없습니다..

아니, 법정스님은 뭘 이렇게 먼데다가 암자를 지으신거야.. 아고 힘들어라..

가다보니 대나무 숲이 나타납니다.. 이 대나무는 '솜대'라고 합니다..

 

 

아이고 숨 차다.. 이제 다 왔습니다.. 저기 불일암이 보이네요..

불임암. 아주 소박한 암자입니다..  주변은 그저 시간이 멈춰진듯 적막함만이 흐릅니다..

스님의 사진이 걸려 있군요..  스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

스님 참 잘생기셨지요?  불계로 안오시고 연예계로 가셨어도 크게 되셨을듯... (죄송합니다..)

 

아래 사진은 해우소로 쓰였던 것 같은데.. 현재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문도 떼어놓고, 지붕엔 이끼와 작은 풀이 가득합니다..

댓돌에 놓인 어느 스님의 신발.. 산사에는 아직 이른 봄인가 봅니다..

묵언 수행중이신가 봅니다.. 발걸음 소리도 안나게 조심해서 걷습니다..

법정스님의 다비가 모셔진 곳입니다..

 

암자의 앞마당 역시 소박하기만 합니다..

이것은 무슨 용도일까요..

마음 속으로 스님께 인사드리고 암자를 뒤로 합니다..

내려오는 길 초입에는 '이대' 숲이 터널을 만들었습니다..

나오는 길엔 이정표도 없고 해서 길을 잘못 들었어요..

한참을 산허리를 돌아 가다보니 송광사 뒷편 산길이 나오더군요..

꽤 오래 걸어서 송광사 경내로 들어 섰습니다..

 

이곳은 스님들이 정진 수도를 하는 곳입니다.. '율원'이라....

계율을 배우는 곳이란 뜻이겠지요..

 

그런데 이 율원 바로 앞에는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가 쿵쾅거리며 바닥 정지 작업 중입니다..

이 소음 속에서는 정진수도는 커녕 낮잠도 못잘 것 같은데... ㅠㅠ

경내로 더 내려가 봅니다..

사찰 안에도 이렇게 계곡물이 흐르는걸 보면 송광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됩니다.

송광사는 거의 모든 건물에 단청을 해서 마치 새 건물 같은 분위기입니다.

상당수는 실제로 새건물인 것 같았어요..

 

 

이곳은 매화가 한창입니다..

 

 

흠~ 봄이 왔군요..  매화 향기 그득한 봄이 왔군요..

저는 지금 어느 계절의 어디쯤 와 있는걸까요...

이 글을 보시는 분은 어느 계절을 지나고 계신가요..

 

매화 꽃내음이 온통 가득합니다..

 

 

 

이 '비사리구시'는 느티나무 고목으로 만들었다네요.. 절에 큰 행사가 있을 때 쓰던

대형 용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사진에는 없지만 여기저기서 공사중이라 사찰을 돌아 보기도 짜증 났습니다..

규모만 보면 우리나라 3대 사찰 중의 하나라는 점에 수긍이 가지만, 이건 뭐 궁궐도 아니고

너무나 세속적이라는 생각에 실망이 컸어요.. (공간이 있는 곳마다 공사중입니다..)

방금 다녀온 선암사가 훨씬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여긴 괜히 왔어.. ㅠㅠ)

 

실망 가득한 마음으로 발 길을 돌려 선운사로 향합니다..

한참을 달려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이 대형 관광지 수준입니다.

드문드문 서 있는 차량들 사이에 주차를 하고 사찰 방향으로 걸어 갑니다..

진입로는 경사가 거의 없이 커다란 가로수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 방문한 사찰과는 다르죠?

이곳도 맑은 계곡물이 절을 향해 걷는 나그네를 기분 좋게 합니다..

도솔산 선운사.. 절에 이르는 중간쯤임을 알려 줍니다..

오래 걷지 않아서 그토록 보고싶었던 선운사가 나타납니다.

선운사 역시 백제시대 때 창건된 천년고찰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선운사도 온통 공사판입니다..

아~ 너무해 너무해... 사찰의 고유한 고즈넉함과 경건함은 오간데 없고 그냥 관광지입니다..

동물원에서 동물 구경하듯 경내를 다녀 봅니다.. 

 

 

 

 

사람들이 선운사 선운사하는 것이 혹.. 사찰 뒷편의 이 집단 동백나무의 화려한 꽃 때문이 아닐까...

아님, 넓은 평지에 펼쳐진 꽃무릇 때문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후루룩 절을 돌아 보고 나섭니다..

 

결론적으로 송광사와 선운사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저에겐 그냥 관광지로만 보였어요..

마치 유럽의 중세시대 성당 구경하듯 말이지요..

여행 4일차는 완전 망쳤다는 생각에 기분이 다운되었지만..

그래도 선암사는 오랜 고찰로서의 풍모가 좋았고, 송광사에서는 법정스님의 불일암을 

마주한 것이 유일한 하루의 선물이었다고 위로해 봅니다..

 

무작정여행 4일차는 변산반도 채석강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덕팔이를 재촉합니다..

덕팔아, 가자. 이제 여행도 거의 막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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