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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소소한 일상

기억의 하이라이트

by maverick8000 2025. 10. 10.

 

 

작년 3월. 미국 뉴욕에서 90세 생일을 맞은 이 경제학자는 딸과 인생 친구를 데리고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떠났다. 이곳에서 박물관과 예술 공연장을 찾고 수플레와 초콜릿 무스를 즐겼다.

며칠 뒤 그는 홀로 스위스로 건너갔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했다.

조력사를 택한 행동경제학의 큰 별 대니얼 카너먼이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에 빛나는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육체적으로 건강했다.

암이나 다른 불치병을 앓지 않았음에도 지인들은 그가 자신의 마지막 기억을 '건강하고 즐거운' 것들로

채우고자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고 추측한다.



카너먼은 "짧은 몇 분이든, 긴 일생을 평가하든 우리에겐 강렬한 경험과 그것이 어떻게 끝나는지가

본능적으로 중요하다. 오직 하이라이트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왔다.

그 유명한 '피크-엔드 규칙'이다. 우리의 편향된 사고는 사건의 정점(피크)과 마지막(엔드) 구간 위주로

기억을 구성하기 쉽다.

 

명절을 지나며 부쩍 카너먼의 피크-엔드 규칙이 떠오른다. 작년과 또 달라진 부모님 모습 때문이다.

시간의 난간을 붙잡고 자식을 기다리는 당신을 보며 가슴 한쪽에 서늘하고 뜨거운 뭔가가 올라온다.

"하이라이트만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는 카너먼의 말처럼 우리 머릿속에 부모님은 전성기를 기본값으로

열정이 넘치며 불가능을 모르는 거대한 존재다.



긴 추석 연휴가 감쪽같이 흘렀다. 달력을 보니 다음 설은 내년 2월 15~18일, 다음 추석은 9월 24~27일이다.

모두 이번 추석 연휴보다는 짧다. 단출해진 다음 명절을 어떻게 알차게 보낼지 우리는 고민할 것이다.

또 잠깐 고향을 찾으면서 하이라이트적 모습에서 뒷걸음질한 부모님을 걱정하고 안쓰러워할 것이다.



부모는 반대이지 않을까. 카너먼의 통찰로 보면 바쁜데 잊지 않고 발걸음을 한 이번 추석의 당신을

피크와 엔드의 기억으로 저장하셨을 것이다. 명절이 소중해야 하는 이유가 이렇다.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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