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한국에 살던 2013년, 한복을 입은 방문객은 경복궁에 무료 입장할 수 있다는 뉴스를 들은 것이
기억난다. 다소 이상한 정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난달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하고서 그것이 얼마나
탁월한 결정이었는지 깨달았다.
지난해 18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찾았다.
하지만 몇 주 전 경복궁을 방문한 날엔 그 181만명이 하루에 경복궁 일대로 몰려든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궁 안팎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득 차 있었다.
얼마 전 한국에서 대여 한복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원칙주의자는 “관광객들이 대여하는 한복에
정통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나는 심지어 몇몇 여성 관광객이 치마저고리를 입고 갓을 쓴 광경도 보았다. ‘K팝 데몬 헌터스’에서 본
갓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모양이다. 치마에 갓이라는 조합이 조선 시대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사실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원칙주의자들의 한복 정통성에 대한 우려와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한복을 입은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 무리가 조선의 중심지였던 장소에 메뚜기 떼처럼 몰려다니는
장면은 영국인으로서 엄청나게 부러웠다. 비록 대여 한복의 정통성은 부족하지만 적어도 이방인들에게
한국 전통 문화가 노출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영국도 버킹엄 궁전이나 윈저 성 근처에 의상 대여점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헨리 8세와 앤 불린 왕비,
털모자 쓴 근위병처럼 차려입을 수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2013년의 한복 무료 입장 결정은 ‘인스타그램 시대’라는 현 시대와 잘 부합한다.
관광객에게 역사적 고증은 그리 중요치 않다. 그들의 목적은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찍은
근사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친구들이 ‘좋아요’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현실이 세계적인 한국 문화 인지도를 높이는 상황임은 틀림없다.
"Why It’s Time to Kill the Hanbok Rental Shop Controversy"
팀 알퍼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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