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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詩와 글과 사랑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 한여진

by maverick8000 2026. 1. 5.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  한여진

 

읽던 소설 속에서

인물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있었고

 

그것이 이 책의 유일한 결말은 아니니까

 

가장 많은 미움을 샀던 인물처럼

나는 징검다리를 건넜다

 

개울에 빠져 죽었다던 그와는 달리

반대편에 잘 도착했는데

 

돌아보니 사방이 꽁꽁 얼어 있었고

그애는 여름에 죽었겠구나

 

죽은 이를 미워하던 사람들이

모여 흐르는 땀을 연신 닦다가

 

미워하던 마음이 사라진

텅 빈 구멍을 들여다본다

 

그것은 검고 아득해서

바닥이 보이지 않고

 

돌멩이를 던져볼까

 

아서라, 죽은 이는 다시 부르는 게 아니야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찰나에도

두부는 아주 평화롭게 구워진다

 

이것은 소설일까 아닐까

 

고개를 들면 온통 하얀 창밖과

하얗게 뒤덮인 사람들이 오고가는 풍경

 

모든 것이 끝나도

어떤 마음은 계속 깊어진다

-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 한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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