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를 맞아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일주일에 세 번, 적어도 30분 이상은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운동하기.
무리한 계획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번만큼은 다를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1월 하순에 접어든 지금, 손에 쥐어진 성적표는 초라한 ‘D’다.
필자의 의지는 푹신한 소파와 물아일체가 되려는 관성을 끝내 이기지 못했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가 달콤한 디저트 앞에 무너졌거나, 독서를 다짐했다가 포근한 침대의
유혹에 넘어가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이들도 지금쯤이면 적지 않을 것이다.
미국 스크랜턴대 연구 결과를 보면, 새해 목표를 1주일 후에도 유지하고 있는 비율은 77%에
불과하다고 한다. 3개월 후에는 그 비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새해 결심을 2년 이상 유지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약 19%)에 그쳤다.
새해 결심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 몸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꺼리기 때문이다.
뇌는 새로운 시도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 가며 몸을 원래의 익숙하고
편안한 상태로 되돌리려 한다.
박약한 의지력은 사실 뇌가 제 기능을 다하며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자연스러운 활동인 셈이다.
습관이 만들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에 따르면, 새로운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66일이었다.
뇌의 항상성을 이겨내고, 새해 결심을 성취하기 위해선 두 달이 넘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니 새해에 세운 계획이 무너졌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그보단 조금 뻔뻔해지자.
결심이 사흘 만에 흐트러졌다면, 나흘째 되는 날 다시 결심하면 된다.
이때 뇌가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목표를 잘게 쪼개면 재시작의 부담이 한결 줄어든다.
지키지 못한 결심을 다시 시도하는 과정이 반복될수록, 뇌 속에는 새로운 습관을 위한 샛길이 생겨난다.
이 샛길은 반복 공사를 거치며 점차 고속도로처럼 넓고 탄탄해질 것이다.
작심삼일은 또 다른 작심삼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연말까지 작심삼일을 100번 넘게 반복할 수 있으니,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그리고 하나 더.
앞서 언급한 스크랜턴대의 연구에서 새해 결심을 한 사람들이 반년 뒤 실제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확률은, 아예 목표를 세우지 않은 이들보다 10배 더 높았다.
작심삼일에 그치더라도 목표를 세우고 삶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 자체가 의미 있다는 뜻이다.
‘작심삼일에 대한 변명’을 한바탕 늘어놓고 나니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오늘은 퇴근 후 헬스장 문을 다시 두드려 볼 생각이다.
소파와 한 몸이 되려는 관성에 또다시 지더라도 말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연말까진 아직 한참 남았고, 작심삼일을 다시 꺼내 들 시간도 충분하다.
출처 : 한국일보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건희 컬렉션 (0) | 2026.01.30 |
|---|---|
| "엠앤엠<초콜릿> 좀 구해주세요, 변호사님" (0) | 2026.01.29 |
| 오래오래 서로 잊지 말자 (1) | 2026.01.28 |
| BTS ‘아리랑’에 들썩이는 세계 (0) | 2026.01.28 |
| 양수발전의 부활 (1) | 2026.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