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갔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피곤하면 두드러기가 생기는 일은 있었다.
처음 보는 종류다. 증상을 구글에 자세히 물었다. 괜히 물었다.
요즘은 검색 엔진에 뭘 물어보는 게 아니다. 과도한 정보로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구글에 따르면 모낭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여드름으로 착각하고 방치하면 위험하단다.
여드름은 아니다. 내 남성 호르몬은 피지 생산 능력을 오래전 상실했다. 거기서 검색을 멈춰야 했다.
‘단순 알레르기처럼 보여도 암일 수 있다’는 기사들이 떴다.
‘몸 곳곳 가렵고 소변 자주 마렵고. 암 의심 증상들’이라는 ‘헬스조선’ 기사에 철렁했다.
실제로 요즘 소변도 자주 마렵다. 극장은 복도석만 예매한다. 암이다.
그럴 리가. 질병 검색을 해본 독자는 알 것이다. 검색 엔진은 어떤 증상이든 다 암이라고 위협한다.
정보가 넘칠 땐 최악의 정보만 먼저 눈에 보이는 경향도 있다.
두드러기 사진을 찍어 챗GPT에 물었다. 모낭염이 확실하단다. 연고도 추천한다. 믿었다.
일주일을 발라도 효과가 없다. 챗GPT가 확신할 때 확신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또 잊었다.
결국 병원에 갔다. 처음 간 병원은 피부에서 뭘 빼는 게 아니라 넣는 게 장기인 병원이었다.
요즘은 사마귀도 떼주는 보통 피부과 찾기가 힘들다. 겨우 ‘전문의’로 검색해 오래된 피부과를 찾았다.
의사가 말했다. “모낭염 같은데 아닌 것도 같고, 약 3일 먹어봅시다.” 3분 만에 끝났다.
약을 찾으며 투덜댔다. 병명도 모르고 약만 지어주면 다인가. 이러니 ‘3분 진료’라 욕먹지.
병명도 모르고 약만 지어주면 다였다. 3분 진료로 3일 만에 두드러기가 사라졌다.
구글과 챗GPT에 묻지 않고 갔더라면 더 빨리 나았을 것이다.
사람을 믿어야 했다. 경험을 믿어야 했다.
특히, 그토록 월세 높은 역세권 사거리에서 이토록 오래 버틴 의사의 말을 믿어야 했다.
부동산은 아직은 믿을 만하다. 아니, 사람 말이다.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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