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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소소한 일상

머리부터 가슴까지 45cm

by maverick8000 2026. 3. 26.

 

 

 

1953년 런던 시청 공공사업과. 민원이 들어옵니다.

‘전쟁 이후 방치된 우리 주택가 폐허에 놀이터를 지어주세요.’

여러 부서를 옮겨 다닌 민원 서류가 최초 접수처에 반송됩니다.

과장 윌리엄스가 일고의 고민도 없이 서류를 미결재 더미 위에 놓으며 무심하게 말합니다.

“그렇다면 여기 두지. 해 될 거 없으니까.”

이날 그가 시한부 암 선고를 듣습니다.

‘리빙: 어떤 인생(Living·사진)’은 시계처럼 정밀하게 살아온 윌리엄스의 반년 치 슬픔과 기쁨의 기록입니다.

‘리빙: 어떤 인생(Living)'

 

모든 인간은 사랑을 통해 살아있는 존재가 된다(All men live by love).

레프 톨스토이 단편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What Men Live By)’의 주제입니다.

쾌락을 탐닉하며 여러 날 방황한 끝에 석불(石佛)처럼 사유에 잠기는 윌리엄스.

어제까지 껍데기로만 존재한 그가 ‘살아있는 존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What do men live by)?” 이 질문에서 그에게 ‘무엇’은 이제 이타적 행정을

통한 사랑입니다. 요지부동한 그의 추진력이 단기간에 놀이터의 완공을 이끕니다.

한편 눈 오는 밤 종종 그네에서 동심을 노래했던 윌리엄스의 모습이 더는 목격되지 않는군요.

장례식 직후 신임 과장이 웅변 투로 말합니다.

“내가 책임자로 있는 한 다시는 모르는 척 일을 미루지 않기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기로 함께 맹세합시다.”

 

가장 먼 거리는 어디서 어디까지일까요?

정답은 ‘머리에서 가슴까지(The longest distance is from head to heart)’.

45cm쯤인 두 곳이 가장 먼 거리인 이유는 이성적으로 깨달은 것을 열정을 쏟아부어 실천하는 것은

어려운 과업이기 때문이지요.

 

공공사업과에 새 민원이 들어옵니다.

으레 그랬듯이 서류가 여러 군데를 뺑뺑이 돌다가 최초 접수처에 반송됩니다.

전임자의 유지를 잘 받들자고 독려했던 새 과장이 미결재 더미 위에 서류를 놓으며 무심하게 말합니다.

“그렇다면 여기 두지. 해 될 거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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